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외노자 생활중인 우메슈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일본 취업 스케쥴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제 스케쥴을 알았으니 직접 준비하는 일만 남았겠죠?
그래서 오늘부터 하나씩 준비하는 과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일본 현지 취업, 언제 뭘 준비해야 할까? 일본 취업일정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외노자 생활중인 우메슈입니다. 얼마전에 일본에서 좋은 곳에 취업하려면 현지학교를 다니는 게 좋다는 글을 썼었는데요. 일본취업, 제대로 하려면 현지 학교부
umeshu.tistory.com
우선 제1탄은 일본 취업의 제1단계, 자기분석부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한국분들에게 맞춘 자기분석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릴테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기분석(自己分析)이란?
처음 자기분석이란 말을 들으면, 되게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성격 테스트와는 차원이 다르게 나를 분석해주는 툴 같은게 있나싶으실지도 모르겠지만,
딱히 그런건 없습니다.
자기분석은 쉽게말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되짚어보고, 그걸 정리하여 문서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자기분석보다는 "과거자기평가"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걸 왜 하는걸까요?
자기분석의 목적
보통 자기분석 관련 서적이나 웹페이지에서 말하는 자기분석의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나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등에 대해 아는 것
2.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기업/업계/업종을 찾는 것
분명 그럴듯한 목적이긴 합니다. 평소에 자신이 잊고 살았던 적성이나 어릴적 꿈을 자기분석에서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미 스스로의 적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가고싶은 업계가 정해진 사람이라면 자기분석이 필요없는 걸까요?
제 대답은 "절대 아니다" 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기분석의 목적은 단순히 자기 자신을 잘알고 적성을 찾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에 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자신의 경험들을 다시 한번 풀어내어 정리함으로써,
자소서와 면접 등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을때, 더 자신있고 확고하게 답하기 위해서 말이죠.
솔직히 이런 경험을 했고, 이런 성격이니까 이런 업계에 가야한다는건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건 본인이 정한 업계에 맞춰서, 해당 경험들을 어떻게 가공하느냐 차이일 뿐입니다.
자기분석 방법
자기분석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게, 가끔 MBTI나 적성검사를 해보라고 하는 서적이나 웹사이트가 있는데, 그건 시간낭비입니다.
스스로 자기분석하는게 귀찮은 일인건 저도 이해하지만, 저런 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분석 끝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됩니다.
면접에서 자신의 장점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저는 한번 시작한 일에 끝까지 집중을 잘합니다. 왜냐하면 ISTJ거든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기분석의 정석
자기분석의 가장 정석적인 방법은 자신의 초등학생 시절부터의 기억을 하나씩 되살려, 나름 내 인생에 있어 큰 이벤트라고 할만한 것들을 정리하는겁니다.
일본에서 자기분석 책을 사서 읽어보시면 90%는 이것부터 시작할겁니다.
그걸 아래 같은 표에 정리하는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이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초중고에서 삶의 교훈이라고 할만한 경험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더욱이 한국인의 초중고 생활은 대부분 집, 학교, 학원으로 점칠어져 있어, 딱히 어필할만한 에피소드가 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히 초중고 시절에 대한 자기분석은 버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쳐줘야 고등학교 시절까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너무 자기분석의 범위가 적지않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대학시절동안 생각보다 많은 경험을 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인 남성의 경우, 해외에서는 아주 보기드문 "군대"라는 경험이 있으며, 그외에도 알바/고시/유학/워홀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보내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 모든게 자기분석의 재료가 됩니다.
기억들의 리스트화
저는 우선 본인의 과거 기록이 남은 SNS와 핸드폰 사진앨범을 여는 것부터 시작하는걸 추천해드립니다.
대학생활 시절이라고 해봐야 최근 5년 이내에 일들이니, 모두 기억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당장 1년전의 일도 촉매제가 없으면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게 사람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인생의 이벤트라 부를 수 있을 만한 경험이라면, 웬만하면 어딘가에 기록을 남겼을 겁니다.
잠깐 추억여행하는 기분으로 기억들의 리스트부터 간단히 작성해보세요.
위에도 말했지만, 군대/알바/고시/워홀/유학/동아리/공모전 등 뭐든지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에피소드화
그동안의 경험을 리스트화 하는게 끝났다면, 남은건 에피소드화 하는겁니다.
일본 취준을 하시면, 앞으로 가장 많이 듣게될 단어가 이 "에피소드" 라는 단어 입니다.
일본 기업은 이 에피소드를 정말 좋아합니다.
에피소드란?
에피소드는, 자신의 경험을 짧은 기승전결 구조의 이야기로 만들고, 결에서는 "교훈"을 찾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기: 나는 대학시절 수학학원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승: 한 선생님이 급격하게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하필 시험기간이 코앞이라 학원이 엄청 바쁘게 되었다.
전: 나는 일개 알바지만, 학원에 애착을 가지고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 중 족보 문제풀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학원생들에게 배포하는 방안이 채택되었다.
결: 그 결과, 시험기간에 질문하러 오는 학생의 숫자가 작년에 비해 30% 줄었고, 비교적 수월하게 시험기간에 대처할 수 있었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 주어졌더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에 임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예시이기 때문에 현실감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대충 이런 방식입니다.
간단하게 6~8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짜여져있고, 본인이 한 일과 그에 따른 정량적 결과, 그리고 교훈까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에피소드 구성시 주의점
에피소드를 구성할때는 몇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1. 결과는 되도록 정량적인 수치로 쓰기
결과를 나타낼 때는 가능한 정량적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기업에서는 막연히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사실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더 선호합니다.
위 예시처럼, 질문하러 오는 학생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라는 애매한 표현보다는, "작년보다 30% 줄었다"와 같이 확실하게 표현하는게 좋겠죠.
2. 기업 입장에서 의미있는 교훈 쓰기
모든 교훈이 다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취업을 위해 에피소드를 쓰고 있다는 목적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에피소드를 통해 얻은 교훈이 "거짓말하면 안된다"와 같은 "차카게 살자"류이거나 학업적 성취에 대한 거라면, 기업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게 기업이니까요.
혹시 어떤 교훈이 바람직한가 헷갈리신다면, 아마존의 OLP를 참고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양한 인재상이 정리되어있고, 아마존에서는 이 OLP에 해당하는 인재만 뽑는것으로 유명합니다.
3. ES와 면접을 염두에 두기
여기서 정리한 에피소드는 나중에 ES와 면접의 재료가 됩니다.
에피소드를 작성할 때 이 사실도 염두에 두고 작성하시면, 나중에 수정하느라 두 번 작업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리 약간의 과장을 섞어두거나, 면접에서의 태클에 대한 대비를 생각하며 작성한다면 더욱 탄탄한 에피소드가 될 겁니다.
마치며
오늘은 일본 취활의 시작인 자기분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아무래도 ES나 면접과 다르게, 본인이 겪어온 인생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어 조금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잠시 추억여행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되돌아 보는것도 나름 재미있으니, 꼭 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편에서는 업계분석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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